프레임에 의한 오류
한국의 정치를 이야기하거나 비판할 때 "프레임"을 씌운다는 말이 있습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데 말로 상대방 혹은 상대편을 공격할 때 어떤 틀을 만들어 공격함으로써 마치 그 사람 혹은 그 집단 전체를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그 틀로써 해석하게 만드는 방법입니다. 그 틀은 좋은 것일 수도 있고 나쁜 것일 수 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효과가 매우 크다는 것이 우리가 이 주제에 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프레임 효과는 정치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생활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그것을 알아채지 못할 뿐입니다. 어찌 보면 프레임에 의해 속는다는 말이 더 맞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똑똑하고 머리가 좋으며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속을 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실상을 보고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많은 부분에서 프레이밍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깜짝 놀랄 것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의 [프레임]이라는 책은 우리가 얼마나 많은 착각과 오류, 오만과 편견에 실수와 오해로 가득 찬 삶을 살고 있었는지를 알게 해 줍니다. 이 책은 우리가 세상을 어떠한 잘못된 틀로 바라보고 있는지를 알려주어 있는 그대로의 올바른 틀로 볼 수 있게 해 주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게 도움을 줍니다.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내가 이런 것에 속고 있었다니' 하는 마음과 '속지 말아야겠다' 하는 생각으로 이 책을 읽으면 적어도 있는 사실을 그대로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프레임의 선택과 활용
"선생님, 기도하는 중에 담배를 펴도 되나요?"
"선생님, 담배 피우는 중에 기도하면 안 되나요?"
위 두 질문을 비교해 봤을 때 '기도를 한다'와 '담배를 피운다'는 행위를 동시에 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위 질문처럼 내용을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서 답변이 정반대로 달라질 것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프레임이 우리 삶의 결과물들을 어떻게 바꿔주느냐 하는 단적인 예가 될 것입니다.
장기 기증의 경우 자동적으로 장기 기증을 하는 나라가 있다면 자동적으로 장기 기증이 선택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을 하지 않으려면 그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그래서 그 국민들은 장기 기증을 마땅히 해야 할 행위로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본인이 원할 때만 장기 기증을 하는 경우 그들에게는 장기 기증을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으로 인식됩니다. 이렇게 되면 자동적으로 장기 기증을 하는 나라가 월등히 많은 장기 기증을 하게 될 것입니다.
성취하는 사람의 프레임은 보통 '보상 프레임'이고, 안주하는 사람의 프레임은 '회피 프레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상프레임'은 보상에 집중하기 때문에 그것에 열광하지만 '회피 프레임'은 실패 가능성에 주목하기 때문에 실수할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 처벌의 크기에 더 큰 영향을 받습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프레임에 의해 가장 큰 대비를 이루는 부분은 소비 영역일 것입니다. 소비 영역에서 소유의 프레임과 존재의 프레임이 대비를 이루는데, 소비 프레임을 갖고 구매하는 사람은 소유 자체에 초점을 맞추어 남들보다 더 좋은 가구를 장만하는 데 의미를 두지만 존재의 프레임을 가진 사람은 그 물건을 통해 경험하고 맛보게 될 경험에 더 주목합니다.
미국의 한 아파트에서 진행된 실험에서 초콜릿이 가득 든 용기를 비치하고 첫날은 조그만 티스푼을, 둘째 날은 커다란 티스푼을 놓았을 때 어느 쪽이 더 많이 없어졌을까요? 결과는 예상대로 큰 티스푼을 놓았을 때 사람들이 더 많은 초콜릿을 먹었습니다. 식욕이 식사량을 결정하기보다는 그릇의 크기가 식사량을 결정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요? 그릇의 크기가 프레임으로 작동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제시되는 양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평균의 양'으로 해석한다는 것입니다. 요즘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내용이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어느 심리학자의 연구에 따르면 타인을 능력 차원으로 평가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평가할 때도 능력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자기 자신을 평가할 때 능력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기 때문에 타인을 평가할 때도 동일한 차원에서 능력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평가합니다. 반면에 '따뜻함'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은 타인을 평가할 때도 동일한 차원에서 본다고 합니다. 우리는 한쪽에 편중된 잣대로 평가하지 말고 여러 평가 기준을 골고루 가지고 평가를 해야 하겠습니다.
프레임에 대한 오류로부터 벗어날 것인가?
' [프레임]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는 분명 위의 내용 외에도 여러 가지 각도와 다양한 차원에서 프레임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프레임]에 대한 내용을 가지고 실행활에 응용하여 활용하였을 때 우리는 프레임의 오류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길을 걸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을 읽은 지도 벌써 수년이 지났지만 다시 읽어보니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도 있었고 과거의 내용이 다시금 살아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프레임을 잘 알고 활용하여 우리가 매일 만나는 어떤 선택의 순간에서 올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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